한-우즈베키스탄 13건 서명 — 광물만 사 오는 협력이 아니었습니다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한국-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 협정과 양해각서 13건이 체결·교환됐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내건 6대 국가전략산업은 핵심광물, 데이터센터, 스마트시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제약·바이오, 식품·뷰티·콘텐츠입니다. 고속철 도입과 국가 유전체·바이오뱅크 구축, 제조 인공지능 전환 협력이 문서에 담겼고, 우즈베키스탄 정부 안에 한국 기업 전담 조직인 코리아데스크가 공식 개설됩니다.
SOURCE 서울신문 (2026.09.14) ↗
어제 글에서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전하면서, 볼 지점은 선언문의 수사보다 품목과 사업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히는지라고 적었습니다. 그 첫 답이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양자회담 쪽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9월 14일 이재명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 부처와 기관, 기업 사이에 협정과 양해각서 13건이 체결·교환됐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협력의 결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이 한국과 함께 키우겠다고 내건 6대 국가전략산업은 핵심광물, 데이터센터, 스마트시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제약·바이오, 식품·뷰티·콘텐츠입니다. 광물이 목록의 첫 자리에 있지만 나머지 다섯은 자원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자원을 캐서 실어 오는 거래가 아니라,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를 함께 짓고 그 안에 한국 기업이 들어가는 묶음에 가깝습니다.
문서에 담긴 사업도 같은 방향입니다. 고속철 도입, 우즈베키스탄 국가 유전체·바이오뱅크 구축, 지식재산권 보호, 농업기술, 관광과 교육, 의료제품 규제 협력이 포함됐습니다. 산업 쪽에서는 제조 인공지능 전환(AX) 협력이 별도 양해각서로 들어갔습니다. 교통과 보건 인프라, 방산도 협력 분야로 함께 언급됐습니다.
제도적인 성과도 두 가지 나왔습니다. 하나는 우즈베키스탄 정부 안에 한국 기업을 전담하는 코리아데스크가 공식 개설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우즈베크 경제인협의회 출범입니다. 개별 사업 하나보다 이런 창구가 오래 남는 편입니다. 현지 정부 안에 한국 기업 문제를 맡는 자리가 생기면 다음 사업의 진입 비용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이 구성이 왜 자원 협력에서 중요한지는 이번 주 내내 다룬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호르무즈해협처럼 바닷길 한 곳이 막히면 유가와 운임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에서, 대안 공급처를 확보하는 일은 계약서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광물을 캐는 설비, 실어 나르는 철도, 가공하는 공장, 그 인력을 길러 내는 교육까지 함께 굴러가야 실제로 물량이 나옵니다. 이번 13건이 광물 계약이 아니라 산업 묶음의 모양을 띤 것도 그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금 공개된 것은 무엇을 하겠다는 합의까지입니다. 양해각서는 구속력이 약하고, 사업마다 금액과 일정이 붙어야 실제 계약으로 넘어갑니다. 5개국이 함께 채택하는 서울선언의 내용도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자 선언에 양자회담만큼 구체적인 품목이 담기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