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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에서 "비핵화" 대신 쓴 말은 "핵 없는 한반도"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동결→축소→폐기의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는데, 이는 즉각적인 완전한 비핵화를 명확히 주장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화법과 다릅니다. 정부는 두 표현이 같은 뜻이라고 설명하지만,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단계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같은 날 북한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본회의장에서 지켜봤지만, 오후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 때는 자리를 비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쓰인 핵 없는 한반도 표현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비핵화 발언을 비교하고 북한 대표단의 선택적 불참을 정리한 도표

SOURCE 서울신문 (2026.09.23) ↗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역대 한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서 처음으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17분간 이어진 이 연설에서 대통령은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각적인 비핵화를 요구하는 대신 동결→축소→폐기라는 단계적 접근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 화법은 전임 대통령과 뚜렷이 갈립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완전한 비핵화를 명확히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비핵화라는 단어 자체를 뒤로 미뤘습니다. 정부는 두 표현이 같은 목표를 가리킨다고 설명하지만, 비핵화를 후순위로 두는 메시지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단계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세 갈래로 나눠 제시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입니다. 남북관계 원칙으로는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문장으로 미북대화 재개에 힘을 싣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정작 그 연설을 들은 북한의 반응은 자리 그 자체로 나타났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외교관 2명은 같은 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본회의장에서 지켜봤지만, 오후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 때는 자리를 비우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유엔 주재 대사인 김성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대표단은 유엔이 배정한 원래 좌석마저 다른 자리로 옮겨 앉은 상태였습니다. 이 선택적 불참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 지난해에도 이 대통령의 연설 때 북한 대표단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은 바 있습니다.

결국 이번 연설이 남긴 것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비핵화”라는 단어를 밀어내고 단계적 접근을 앞세운 표현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그 변화된 표현조차 북한이 자리를 비운 채로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표현을 바꿔 대화의 문턱을 낮췄다는 것과, 그 문턱을 북한이 실제로 넘어설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한 기사 — 서울신문 · 파이낸셜뉴스 · 국민일보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