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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삼성·SK에 25조 선납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에 20조원, SK하이닉스에 5조원, 합쳐서 5년치 전기요금 25조원을 미리 받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두 회사가 모두 거절했습니다. 국고채 2년물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얹어 반기마다 요금에서 차감해 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한전은 이 돈을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가는 전력망에 먼저 쓸 계획이었습니다. 6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10조 7천억원, 하루 이자만 115억원입니다.

한전이 제안한 전기료 선납 규모와 한전 부채를 비교한 도표

SOURCE 파이낸셜뉴스 (2026.09.14) ↗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치 전기요금을 미리 내 달라고 제안했다가 두 회사 모두에게 거절당했습니다. 제안 규모는 지난해 납부액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20조원, SK하이닉스 5조원, 합쳐서 25조원 입니다.

한전이 그냥 돈을 당겨 달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선납한 금액에는 국고채 2년물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붙이고, 그만큼을 반기 단위로 전기요금에서 차감해 주는 조건이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차피 낼 돈을 미리 내는 대신 이자를 얻는 구조여서, 계산만 보면 손해라고 보기 어려운 제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두 회사가 거절한 이유는 시점에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지금은 호조지만 그 실적이 앞으로 5년간 유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금의 이익을 근거로 5년치 비용을 한 번에 집행해 두면, 업황이 꺾였을 때 그 돈은 이미 나가 있는 상태가 됩니다. 중장기 경영 전략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이 판단은 9월 14일 글에서 다룬 장면과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그날 앤스로픽·오픈AI 등 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개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하자 삼성전자가 4%대, SK하이닉스가 6%대 급락했습니다. AI 수요가 언제까지 지금 속도로 이어질지 시장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그 수요에 실적을 걸고 있는 당사자가 5년 앞을 전제로 25조원을 먼저 내놓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에서 드러난 불확실성과 이번 거절은 같은 불확실성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나타난 것으로 볼 만합니다.

거절당한 쪽의 사정은 더 급합니다. 한전의 총부채는 6월 말 기준 210조 7천억원이고, 여기에 붙는 이자가 하루 115억원입니다. 선납금이 들어왔다면 새로 사채를 발행하는 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한전이 이 돈을 쓰려던 곳도 분명했습니다. 용인과 호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국가 기간 전력망 구축에 먼저 투입할 계획이었습니다.

여기서 구도가 묘해집니다. 전력망이 향하는 목적지가 바로 반도체 클러스터,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쓸 전기를 실어 오는 선로입니다. 그 선로를 깔 재원을 그 전기를 쓸 회사들에게 먼저 받으려 했다가 거절당한 구조입니다. 전력망을 깔아야 반도체 공장이 돌아가고, 반도체 공장이 돌아야 한전이 요금을 받는데, 그 첫 단계의 재원을 누가 부담할지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한전이 다음 재원을 어디서 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채 발행을 늘리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요금 인상으로 돌리면 산업용·주택용 요금 논의가 따라붙습니다. 이번 거절이 전력망 구축 일정 자체를 늦추는지는 한전의 다음 자금 조달 계획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참고한 기사 — 파이낸셜뉴스 · 아시아경제

이 기록은 학습 목적의 개인 메모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